일상/생각

브런치 탈락. 재도전을 포기한 이유

오늘도 또스케 2023. 1. 10. 08:41

얼마 전 브런치 작가에 탈락하고 바로, 조금만 쉰 다음 다시 작가에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통과 확률을 위해 관련된 서적도 열심히 읽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 나의 현실은, 결국 '어떤 글을 쓸 것인가'지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 책에서는 작가의 색깔이 개성 있고 매력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말의 전제는 정체성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게 공감하며 자신을 돌아봤지만 아직 나에게는 정체성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다.

 

가치관이 없다거나 인간 자체의 색이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는 살면서 들어본 적이 없으나, 적어도 글에 무엇을 담아야겠다는 마음은 아직 명확하지 않음을 스스로가 안다. 어쩌면 글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가득차 올라서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이라는 것을 이용해 도달-방향은 어느 정도 잡혔지만 구체적이지는 못한-하고 싶기만 한 상태여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브런치에 다시 신청하는 것은 보류하기로 했다. 지금 당선이 되어봤자 갈팡질팡, 스스로가 보기에도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글만 적게될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런 자신에 대한 인식이 반복되다 보면 글을 쓰는 의미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닌, 내 안에 무엇을 쓸 것인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찾았을 때 다시 준비해서 도전하고 싶다. 어쨌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인 만큼, 그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어야겠지. 나의 글 목적과도 부합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신 어떻게든 글을 쓰는 훈련은 계속해 나가고자 다짐한다. 꾸준히, 또한 조금씩 더 잘 쓰도록. 지금 이 글처럼, 나 자신만을 위한 글, 일기 차원에서 생각을 끄적거리는 글은 문제 없이 쓸 수 있으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글이자 매력 있는 글을 쓰는 능력은 크게 부족함을 알기에 이에 대한 훈련을 계속하면서 글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다.

 

새삼 느끼는 건, (거의 대부분의 일이) 뭐든 시도하고 행동해 봐야한다는 것.

'글'에 대한 열정이 솟구쳐 오르고, 브런치에서 활동하고자 마음 먹었던 순간에는, 앞으로 좋은 미래만 상상했지 그것을 구체화하지도, 현실적으로 생각하지도 못했다. 실제로 시도하고 실패하고 나서야, 자신을 돌아보며 제대로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브런치, 기다려라. 대신 좀 여유있게.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나, 시기를 확답하진 못하겠다.

 

겨울의 잠실 거리.